어떤 일은 사건이 벌어진 뒤에야 이름을 얻는다. 사기라는 것도 그렇다. 진행 중일 땐 아무 문제도 없고, 특별히 이상한 낌새도 없다. 모든 것은 ‘정상’처럼 보인다. 대화는 공손하고, 화면은 깔끔하며, 설명은 논리적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의심은 흔히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라는 자기 검열로 소거된다. 그러니까 정작 중요한 것은 ‘당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당하는 중’일 때는 대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먹튀위크라는 스타트업 이 다루는 범위가 생긴다. 이 플랫폼은 완성된 사기를 수집하지 않는다. 무언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감지되지 않았던 수많은 순간들을 모아둔다. 그 사건들 사이에서 공통된 흐름을 찾고, 그것을 시간 단위로 배열하며,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정상 같은 장면’들을 구조화한다.
결국 이들은 위험을 먼저 알리려 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가 겪고 있는 이 장면이, 예전에 누군가의 “그때 그 순간”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흔한 말투, 반복된 대화, 과묵한 설계
요즘 사기에는 과장된 말이 없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절차는 간단하며, 결정은 재촉되지 않는다. 과묵함이 오히려 설득력 있는 방식이 되었고, 단정적인 설명보다 “천천히 생각하세요” 같은 말이 더 자주 쓰인다.
먹튀위크가 기록하는 건 그런 말들이다. 유난스럽지 않은 어투, 너무 익숙한 문장 구조, 안내형 메시지에 가까운 요구. 그건 누군가의 고백으로 수집되지 않는다. 실제 사례를 통해 시간 순서대로, 상황 흐름에 따라 채집된다. 이 정보는 감정적으로 불쾌하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특별한 지점을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계속해서 비슷하게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이, 사람이 멈춰야 할 순간이다.
결론이 아니라, 중간 과정을 모으는 방식
우리는 보통 결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피해액, 결제 여부, 대응 실패 같은 문장들. 하지만 문제는 그 끝이 아니라, 그 끝이 오기까지 벌어진 과정 속에서 수많은 공통점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먹튀위크는 그 공통점을 좇는다. ‘이런 일 있었다’는 보고 대신, ‘이런 일이 이런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정리. 링크가 언제 전달되었는지, 말투가 언제 바뀌었는지, 정보 제공 요청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같은 사소한 흐름을 모은다. 사용자는 그걸 통해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멈추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장면이 누군가의 경험과 너무도 유사할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불신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강조하지 않는 공간
먹튀위크는 데이터가 아니라 구조를 제공한다. 몇 건의 피해가 있었는지, 얼마가 사라졌는지, 몇 퍼센트가 특정 시나리오와 일치했는지 같은 수치는 이 플랫폼에서 핵심이 아니다. 오히려 ‘비슷한 일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배치로 다시 나타나고 있는가’가 이들의 주된 언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플랫폼은 누구에게도 “이건 사기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판단은 개인이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먹튀위크는 그 순간을 되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지나갔던 징후를, 지금의 화면 위에 겹쳐 보이도록.
먹튀검증 방향과 기록
먹튀위크는 커뮤니티가 아니다. 의견을 나누는 공간도,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시스템도 아니다. 이곳은 축적된 흐름이 정리되어 있는 곳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기 피해 직전 도달하는 ‘지도’ 같고, 어떤 이에게는 이미 벌어진 일을 되짚어보는 ‘로그’처럼 보인다.
그 어떤 정의도 틀리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 플랫폼이 기능하는 방식이다. 빠르게 알리는 대신, 느리게 보이도록 하고, 사용자의 선택을 유도하기보단, 장면 자체를 낯설게 만든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체로 그 낯섦에서 결정을 바꾼다.
플랫폼의 디자인은 단순하고, 글의 구성도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사용자는 그 안에서 한 가지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이전에 이 장면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 장면에서 방향을 바꾼 사람이 있었다는 것.
온라인 사기의 진짜 문제는 그것이 기술적으로 너무 고도화됐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다. 너무 일상처럼 구성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심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 일상이 이상하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먹튀위크는 이 타이밍을 조금 앞당기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앞당김은, 어떤 경우엔 피해를 없애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그저 한 사람의 감각을 복원시키는 정도에서 끝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그건 의미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건, 아무도 모르게 구조가 작동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